처참지경... 전신이 갈가리 찢기운 한 사람이 피떡이 되어 바닥에 엎디어 있었다.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발가벗기운 채, 목 뒤로는 가공할 고문기병인 혈각왜겸이 근육이 움질일 때마다 덩달아 건들거리며 힘을 더해가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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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검비랑은 좌수를 들어 흘러내린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올렸다. 놀랍게도 그의 드러난 얼굴 위로는 두 줄기 눈물자국이 뚜렷이 나 있었다. 그는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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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커억... 컥난난 컥!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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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내 이름은 북궁혁(北宮赫), 그대들은 나의 형을 몰라봤구나.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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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여드는 참혹한 숨통! 반인반시(半人半屍)의 사내는 꺼져가는 모진 생명을 안타까와하듯 몸부림 쳤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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형(兄)과 아우(弟)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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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검비랑의 발길은 그들 세 사람의 사이를 비집고 지면에 엎딘 반인반시의 머리맡에까지 머물렀다. 엎드린 자세 그대로 예의 반인반시는 뭔가 인기척을 느끼기라도 했는지 힘겨운 몸짓으로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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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검비랑이 바로 북궁세가 가주 북궁화의 동생이었다니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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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로 그 순간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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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아... 그 충격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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뻐엉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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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내 이름은 북궁혁, 그대들은 나의 형을 몰라봤구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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뚫려 있었다. 그의 두 동공은 흥건한 혈기(血氣)만 띄운 채 큼지막히 뚫려 있었다. 고문에 의해 두 눈알이 뽑혀져 버린 참혹한 모습이었다. 고검비랑은 눈 앞의 현실이 차마 견디기 힘든 듯 그만 눈길을 돌려 외면하고 말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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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이 떨어지는 바로 그 순간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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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서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떨리는 음성으로 말문을 열어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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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으헉?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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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이 자가 누구인지 아느냐?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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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세독야는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꺾고 말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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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작스런 질문에 그들 세 사람은 일순 주춤하여 할 말을 잊어 버리고 말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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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순간, 가살고왕의 몸이 시위 떠난 화살마냥 일직선을 그으며 허공으로 솟구쳤고, 천패마군 등신무가 품 속으로부터 애병 패마추(覇魔鎚)를 꺼내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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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살고왕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간신히 더듬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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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사람은 즉각 굴복하였고 또 한 사람은 줄행랑을 결심하였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의연히 항거태세를 갖춘 것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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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황, 황금세가의 가주 북궁화라고 들었소... 만.......나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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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나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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